읽고 보며 느낀 점
<대화>, 리영희-임헌영 대담
미리해치
2010. 6. 9. 17:26
한국국민의 나쁜특징중 하나는 지배권력이 막강할 때는 평신저두(平身低頭) 하다가, 정권이 국민에게 자유를 주면 즉시 태도가 돌변해 각자 주장대로 행동하는 것이요. 민주주의적 책임성이 없다는 것이지, 그때나 80년 지난 지금이나 (<대화>리영희, 박정희 시대를 논하며)
(일제시대)우익적 지식인들은 이광수, 김동인,서정주뿐 아니라 거의 모두 친일파가 되었지요. 좌익 인사들이 항일독립운동의 주축이었지. 해방후 세대는 이사실을 알아야하고 그 뜻하는 바를 제대로 음미할 필요가 있어(66면)
-->'자유', '경쟁', '욕망'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회가 갖춰야 할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우선시하는 것이 '우익'이고,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 '좌익'이라고 거칠게 구분해보면, 위기상황에서 우익은 '욕망'만을 긍정하여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의무와 지도층으로서의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팽개쳐버리기 쉽다는 것일까? '합리적 보수주의자' 정도로 스스로를 규정하고 싶은 나로선, '보수'의 이면에 숨은 '자기 욕망'의 긍정이 타인,공동체에 상처를 준다는 역사적 사례들에 부끄러워 해야 할 것 같다
전쟁속에서 만난, 진주기생, 스님, 미군장교와의 만남에서 겪은 자기반성과 충격, 감동 ==>어찌보면 '별것 아니다' 할만한 에피소드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을 작가가 '일생에 남는 교훈'이라 일컫는 것을 보면, 리영희씨는 언제나 자기반성에 투철하고 연마하려는 지식인의 삶을 중요 기준으로 삼았다는 반증일 듯
합동통신사 외신부에서 작가는 중국, 쿠바, 제3세계의 격동에 희열을 느낀다. 그땐 일류가 전세계적으로 '인류사적 실험'에 들어서며 세계가 변하고 있다. 인간은 '힘', '폭력', '욕망'앞에서 비루해지지 않고 혁명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설렘을 가졌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승만 치하 첫 미국방문시 하와이에서 이승만 반대측이었던 독립단체를 방문, 남아있는 노인들에게 이승만의 비열한 행태를 듣고, 그들의 남루한 삶, 그러나 유지하고 있는 긍지의 자세에 감동한다 (220~230)
==> 지금도 이 나라는 '이승만의 나라'다. 10만원권 김구선생 표지를 발간하기로 입법해놓고, 아직도 발간하고 있지않은 것(법상으로는 기일을 넘긴 이미 위법). 그것은 여전히 이승만 추종세력이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
개인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일수 있으나 집단은 극히 비이성적인 존재라 생각한다.... 뛰어난 개인적 지성으로 계획하고 추진했다 하더라도, 집단이 예측,염원했던 목표를 향해 미끈하게 일직선으로 움직여준 일이란 찾아볼수 없다...결국 인간집단은 실패를 거듭하는 괴로움 속에서 다음에 올 실패의 괴로움을 다소나마 감소하는 정도의 지혜를 획득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인간집단이 이렇게 많은 목숨과 고통과 설움을 겪고 나서야 다음에 올 운명에 대해 조금씩 자각할 수 있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피할 수 없는 인간적 한계가 아닌가 싶어..(267~278)
==> 이런 슬픈 믿음. 원하는 결론을 당장 볼수는 없고, 항상 고통을 지켜볼 수 밖에 없지만, 긴 안목으로 할 수 있는 일로서 기여해야 한다는 믿음마저 없었으면 선생은 그같은 일생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 생애 역사의 승리를 볼수 있을리 없다..고 믿으면서, 미약한 발전을 기대하면서 평생을 '허위'와 '우상'과 싸우는 희생과 용기를 일평생 갖고 사셨다는 것이 오히려 대단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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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은 일평생, 우상과 허위와 싸웠다. 종교인,혁명가의 열정이 아닌, 논거와 자료를 중심으로 대단히 냉철하고 과학적인 분석을 지향하는 '지식인'의 삶으로
'존경스럽다' 짧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부끄럽다..가 더 많은 함량을 차지한다
나를 비롯, 동시대의 많은 이는 선생에게 빚을 지고 있다
미국패권정책의 실체, 베트남전의 연원, 중국혁명의 전후와 향후 전망, 국제관계 속에서 남북관계의 현재와 미래, 군사위협론의 허구,,
지금의 상식이 상식이기 위해 선생은 허위와 싸웠고, 언제나 그것을 자신의 연구로서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했다.
안이한 삶에 대한 반성, 기회주의가 몸에 배인 소시민으로서 부끄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