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현상과 대응

이머젼시? 각개 종속?

미리해치 2010. 6. 8. 15:17

ㅇ현상 변화

 -2002년 17대 총선당시 경찰은 3500여명이 넘는 인원을 구속, 불구속 입건했고, 300여명을 넘게 구속했지만, 구속자들의 혐의를 보면, 선관위 직원 폭행, 선거벽보 훼손을 비롯, 혐의가 크게 중하지는 않았고, 특히 고액 금품살포혐의는 별로 없었다... 50만원수수, 100만원 수수,, 아주 중한 것은 5천만원 제공 정도,,

 - 2006년 지방선거때는 구속자들은 230여명이었지만, 포착구증한 혐의는 훨씬 중해서,, 그 떠들석했던, 4억 공천헌금 현장 검거를 비롯, 몇억대의 공천헌금 사건이 숱했다.  100만원 받은 자는 구속도 안시키도 했고,, 당시,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불법경선운동한다는 신고를 받고, 국회의원 사무실에 현장 임장하여 조치(옛날같아선 감히!)하는 것들을 비롯,, 참, 경찰수사 당당하고 수준높아졌다는 생각을 했다.

 - 이번 재보선에서도 1억8천만원 공천헌금 수수혐의자 구속시키는 등, 일선 서 단위에서도 선거범죄를 비롯, 지능범죄에 대한 경찰의 의욕과 능력이 일취월장했다는 감회를 느낀다.

 - 과거, 70년대에 선거사범과 관련한 자료를 찾아보려했는데, 참으로 찾기 어려웠다.  몇몇 공개자료에 보면, 겨우 몇십명 단속(상당수가 내사종결)인 자료를 보면서,, "아마 이때는 경찰이 감히 선거사범 단속을 본연의 업무로 생각하지 않았구나"라고 느꼈다.

 - 이러한 시대변화에는, 그간 지속적인 능력향상도 있겠지만, 04년 수사구조개혁논쟁을 전후하여 경찰수사의 자신감과 자존심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것이 큰 요인이지 않을까?

 

ㅇ 軍令權?, 軍政權?

 - 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수사현장은 검찰의 철저한 지휘통제를 받는다.  그리고 그 검찰은 중요사건에 경우, 대검 공안부, 연구관들이 정치적 파급효과를 계산하며 철저히 분석, 지시한다는 것이 일반화된 풍설이다.

 - 그리고, 경찰조직은 수사과정에서 고민과 판단, 책임은 분담해주지 못한다.  그저 일반적인 지침(개중 상당수가 형식적?), 제도에만 주력한다.

 - 군으로 따지면, 무슨 합참도 아니고,, 군령권은 없고, 군정권을 행사할 뿐이다.  하지만, 군령권과 밀접한 군정사항이 상당수라, 근본적 제도개선도 쉽지 않다.

 

ㅇ 이머젼시? 각개종속?

 - 그럼에도 불구, 현장의 눈높이과 힘이 자라고 있어, 수사도 발전하고 있고, 과거 검찰의 고유영역이었던 지능경제사범, 공직비리에 대한 수사영역이 확장되고 있다(아직도 갈 길이 멀지만)

 - 이러한 현장의 각개전진이 과연 종국적 풍토를 바꿔나갈 수 있을것인가? 아니면 각개종속될 뿐일까?  기대와 걱정이 혼미하다.

 -'이머젼스'는, 정보과학상 개념인데, 무수히 많은 변수들이 각기 다양하게 작동하면서도 전체의 질서를 무의식중에 자발적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개미조직, 도시의 형성, 인터넷 등을 예로 들수 있다.

 - 이런 이머젼스가 경찰수사의 현장 속에서 구현될 것인가?  아니면 철저하게 중앙조직에서 다이렉트로

경찰수사현장에 내리꽂는 검찰의 지휘들에 더욱 강하게 각개종속될 뿐인가?

 

ㅇ 보급없는 현장 쟁투는 보기에도 괴롭다.

 -그러나, 그렇게 현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면서 바꿔나가는걸 기대하는 것은 중앙의 이기심이다.  괴롭다.  어제 강릉 장신중과장은 징역4개월의 선고유예를 받았다.  그리고 충남 김영일경감도 소송계류중이다. 

 - 도덕적으로 잘못이라 할수 없음에도, 공직자의 청명에 치명상을 입히는 제도를 방치하고, 이것을 개인이 항거하도록 지켜보는 것은 부당하다.

 

ㅇ 감성 장애도 장애다

  - 그러나 여전히 그러한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고, 이를 뒷받침, 응원해야할 조직이 침묵하는 경험이 쌓이니, 이제 분노도 식상하고, 그저, "설마 우리는 애초부터 수권능력이 없었나?"라는 의문(정말 의문)이 들기까지 하다

- 특히 장신중씨에 대한 판결문은 구구절절, "경찰의 검사에 대한 이유, 형식, 목적을 불문한 복종'을 천명했기에, 깊은, 아주 깊은 모욕이다.

 - 이 모욕에도 이리도 조용함은, 조직이 중요한 감성-분노, 자존심, 자긍심, 긍지-를 결핍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병원에 가서 상담해봐야 할 만큼의 장애다.

 - 개인은 상처받지만, 조직은 상처받지 않는다.  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저하,, 등의 표현은 그저 허위이며, 다치기 싫어하는 개인의 수비적 자세의 변명이라 생각됨에도, 아무 액션이 없음은 자괴스럽다. 

 - '강한 조직', '약한 조직'이라는 구별은 무의미하다.  그저 '강한(약한) 사람이 모인 집단'이 있을 뿐이다.

 

ㅇ 정리하자

 - 분노와 자괴, 무력감이 결합된 묘한 감정상태에서,, 장신중씨가 사이버청에 올린 글을 봤다.  "희망을 잃지 말자. 계속 싸워 이길 것이다"라고,,,,

 - 정말 대단하다.  조정자, 평론자인듯한 입장만을 갖고 있는 조직내 자타칭 성골, 진골 몇천명보다 훨씬 훌륭하시다.  저런 분들이 정말 현장에서, 새로운 질서로서 '이머젼스'를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