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보며 느낀 점

1만시간의 아시아-3(이란,터키,시리아)

미리해치 2012. 9. 1. 13:49


여행작가 박민우님의 최신작 <1만시간의 아시아>, 그 중 3편, 이란/터키/시리아 편

박민우님을 여행작가로 데뷔시켜준 <1만시간의 남미>에서도 그렇지만, 참, 여행 꾀재재하다

하지만, 여윳돈-취미로 하는 여행이 아니라, 떠도는 것을 '업'으로 하며, 그 와중에 짬짬히 글을 파는 것이 비정규적 생계가 되었으니 그럴수밖에

작가는 8만원의 여윳돈이 없어서, 바로 눈앞에서 세계8대 불가사이 '페트라' 관람을 포기하고, 

작가와 비슷한 팔자의 여행친구 일본인 카즈오 역시, 30만원이 채워지지 않아, '마추픽추' 입장을 포기한다. 

(부모님-친지에게 전화로 돈을 빌리고픈 마음을 허벅지를 찔러가며 참아내는 것이,, 이 일상적 백수 여행자들의 마지막 자존심이요 원칙이라는,,)


없는 돈에 사기당하고, 없는 돈에 빈대 붙고, 부족한 돈에 눈치밥, 갖은 실수로 챙피해 하는  여행, 너무 궁상맞아 정겹다. 

코스 정해둔 패키지여행에서 조차, 실수/민망/챙피한 쪽팔림과 상황변화에 얼음이 되는 검쟁이화 현상은 자주 닥친다. 

그런 실상을 덮어두고, 여행지 카페테라스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낭만만을 일상인 듯 그려놓는 것이 더더욱 사기 아니겠나?


작가가 자신을 대단히 지지리 궁상으로 묘사하여 감정이입이 화악 되었다가 반면, 그게 또 못난 내 자신 같아서 또 한편으로는 쫌 저어되기도 한다.


아, 오늘도 활자로 만나는 이 지구의 곳곳은 넓고 좁고 광할하며 다양하고 보편적이며 또 정겹구나

여전히 여행을 책으로 하고 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