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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학의 경찰활용 : 법치의학

미리해치 2020. 7. 2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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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학은 발견한 변사체의 치아의 모양과 상태를 통해 신원을 확인하거나 시체에 남은 이빨의 흔적(교흔)을 통해 범인의 범행을 입증하기 위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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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는 뼈의 일부이다. 살은 부패하면 없어지지만, 뼈는 오래 남아서, 그 사람의 정보를 말해준다. 부패한 시신은 유전자 채취가 어려워 DNA 감정을 하기 어렵다. 개인을 식별하지 못하더라도 연령과 성별, 사망원인을 추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가야 시대 무덤에서 발견된 시신에서 사랑니라던지 뼈의 성장판을 보고 ‘16세의 여성, 시녀, 주인과 같이 순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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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법치의학이 수사에 활용한 첫 사건은 1세대 법의학자 문국진의 사례이다. 1960년대 후반 한강 백사장에서 여자 변사체의 턱 부분에서 치흔을 찾아서 석고모형을 떠서 남편의 치아와 모형이 일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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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현장에서 개인식별에 더 많이 활용한다. 대형 재난 현장은 빨리 희생자의 신원을 확인해야 한다. 지문을 확인할 수 없거나 유전자 검사가 어려우면 치의학 등에 의존할 뿐 아니라, 신분증 의복, 소지품 등 다양한 대조 정보와 결합해서 판단한다. 2017년 세월호를 수습해서, 선실에서 수습한 시신의 치아와 치열을 눈으로 확인하고, 엑스레이 검사로도 비교해서, 단원고 허다윤 양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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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법치의학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는 일원화된 통계를 찾기 어렵다. 법치의학만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것은 아니고 검시, 유전자 검사, 현장 상황 등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추정하는 수치로 짐작하면 약 8천건인데 이 중 백골화한 신원 확인 요청이 연간 100여건이고 2002년 국과수 부검 의뢰 3045건 중 236건이 신원 미상이었는데, 이중 10건만 신원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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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학 현장 사례를 꾸준히 발표하는 연구팀 발표를 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특이할만한 21건의 사례 중 16건은 경찰 수사를 통해서 대조할 수 있는 후보군을 찾거나 의복 등 추가 정보가 있어서 확인했지만, 5건은 확인하지 못했다. 법치의학의 성패는 법치의학자의 식견과 현장에서 대조 정보를 수집하는 경찰과의 합동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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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에서 2006년 1월에 발견한 시신에 대한 사건도 대조군과 정보가 없어서, 법치의학을 통해 신원확인을 하지 못한 사례다. 당시 시체는 피해자의 얼굴만 몸통만 발견해서 지문을 통해 신원확인을 하지 못했다. 법치의학으로는 신원을 특정할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위아래 이빨을 각각 3개씩 발치하고 보철한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치아에 V자홈이 남아 있었다. v자 홈은 어렸을 때부터 해바라기씨를 즐겨 먹는 중국인 혹은 중국 내 조선족 동포에게 있는 특징이었다. 치아 정보로 10만건이 넘는 인근 병원의 치과기록을 조회했으나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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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사례도 있다. 2008년 11월에 경기도 화성시 공사장에서 백골 변사체를 발견했다. 국과수는 치아감별을 비롯한 부검 소견으로 20~30대 여성이고, 특히 양쪽 광대뼈 축소 수술을 한 흔적이 있다는 것을 회신해주었다. 치아는 얼굴 뼈의 일부이기에 법치의학과 얼굴 복원은 연결된 연구 영역이다. 경찰은 이 감정 결과로 전국 성형외과에 광대뼈 성형 시술 여부를 요청하고 병원을 찾아다니고, 광대뼈 성형 경력이 있는 여성 19백여명의 의료정보를 회신받아서 소재를 찾다가 피해여성의 신원을 확인해냈다. 피해자의 신원과 주거지를 밝혀내자, 과정을 거쳐 범인이었던 동거남을 검거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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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치의학과 얼굴복원은 골격으로 얼굴을 복원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2차원으로 얼굴을 확인하는 기술은 슈퍼임포즈(Superimpose)라고 한다. 시신의 백골과, 생존시 추정 사진 이 있다면 대조해서 동일인인지 판별하는 기술이다. 앞으로 3D프린팅을 통해서 얼굴을 재현하거나,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변화하는 나이대를 상상해서 재현할 수 도 있다. 미래는 직접 눈과 손으로 치아와 골격의 특징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복원하는 법의학, 법치의학자 분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6251138322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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