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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통의 민주화가 좋은 시대정신을 만들어나간다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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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통의 민주화가 좋은 시대정신을 만들어나간다는?

미리해치 2010. 6. 30. 14:38


르네상스 이후 세상은 비교적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리처드 도킨스는 도덕에 대한 종교의 무용성(그는 참 이 부분에서 집요한 데가 있다)을 주장하며, 인류는 노예제를 철폐하고, 전쟁을 죄악시하게 되었으며, 동물을 이유없이 살해학대하는 것도 잘못이라는 공감대가 분명히 넓어지고 있으나, 여기에 종교의 역할은 없었다고 말한다.

인간이 인간에 대한 상호 권리를 중시여기는 것을 넘어서, 다른 생명과 환경, 지구에 대해서도 올바라야 한다는 인식(물론 그것이 지켜지지 않음은 별론으로 하고)을 갖게 된 것, 그 시대에서 살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말대로 종교가 거기서 제 역할을 못했을 수 있다.  (선한 종교인, 시대정신에 기여한 위대한 종교인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인식) 오히려 '도그마', '광신', '집착', ''끔찍한 자기 정당화'는 타인, 타민족, 타생명, 타종교에 대한 패악을 정당화해버리는 위험한 측면이 분명있다

그렇기에 정의로운 시대정신의 요인 중 분명, 한 측면은 '도그마'의 해체가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 즉 '정보유통 흐름의 다각화-민주화'가 좋은 방향으로 집단을 이끈다는 연구가 있었다. 기사를 펌해본다. 

[뉴스] “소통 활발하면 결국 좋은의견으로 수렴”-시뮬레이션(1)
BY 오철우   l  2010.06.30

 화제의 논문

 통계물리학 ‘투표자 모형’ 시뮬레이션… “전체 계는 결국에는 좋은의견 쪽으로 수렴”

“최상위자 나쁜의견 내려보내도 계층간 소통채널  다양할수록 좋은의견 선택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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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가부장 사회나 전체주의 사회에서 최상위자 한 사람의 의견이 하향으로 관철되는 의사소통 사회의 모형을 생각해보자. 최상층의 의견은 곧바로 밑으로 전파돼 모든 구성원들이 최상위자와 같은 의견을 지닌다. 효율성에선 뛰어나지만 폐쇄적이며 일방적인 의사소통의 구조다. 다른 모형에선 어떨까? 최상위자와 다른 의견이 있을 때, 또 여러 구성원과 계층들이 이런 두 가지의 의견을 주고받으며 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의사소통의 여러 채널을 지닐 때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까?


통계물리학자인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와 박사과정생 한성국씨 등 연구팀이 이런 의사소통의 모형을 비교하는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했더니 최상위자가 자신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내려보낸다 해도 경합하는 의견이 있고 여러 계층의 구성원이 상호소통하는 연결망이 활발할 때에는 그 사회에서 최상위자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는다는 모의실험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내는 물리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E> 최근호에 발표됐다1).


이 시뮬레이션이 ‘통계물리학’ 분야 학술지에 실렸듯이, 이 실험결과가 인간사회를 직접 빗댄 건 아니다. 통계물리학에서 흔히 논의되는 순수한 의사결정 모형인 ‘투표자 모형’의 문제를 다룬 것이다. 김 교수는 “투표자 모형에서 동작하는 연결망의 구조가 바뀔 때에 의사결정은 어떠한 최종상태에 이르는지 다루는 여러 논문들이 있는데, 이번 연구는 상층 의견이 일방향으로 내려가는 이른바 ’나무 구조의 연결망’에다 여러 연결선을 만들어 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가 될 때 나타나는 결과를 관찰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 모형은 그림(a)에서 나타나듯이 나무 구조를 지닌 연결망이다. 상층부에서 결정된 의견이 아래 방향으로 한 방향으로만 전달되는 구조다. 이런 통계물리학의 모형을 인간 사회에 빗댄다면 가부장적 사회나 경직된 관료제 사회, 상명하복의 군대사회, 소수 의사결정에 의존하는 재벌기업의 의사소통 구조와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런 연결망 구조의 특징은 의견이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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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다른 연결망 구조를 그림(b)처럼 설계했다. 모두 9단계의 계층구조를 이룬 나무 구조의 연결망에다 계층 간을 넘나드는 연결선을 추가했으며 연결선을 통해 서로 의견을 주고받으며 경합하는 의견A와 의견B가 있을 때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여기에서 의견A를 접했을 때에는 100% 받아들이도록 하고(’좋은 의견’), 의견B는 99% 받아들이도록 설정해두었다(‘나쁜 의견’). 물론 최상위자는 의견B를 고집하며 결코 그것을 바뀌지 않은 채 계속 하향으로 내려보낸다고 가정했다. 연결선들이 추가되면서 각 구성원이 다루는 의사소통 채널의 비중 값도 조절했다. 김 교수는 “이런 연결망 사회는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두 경합하는 의견들 중에서 의견A를 선택하는 쪽으로 점차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아주 약간의 의견 선호도만 달라져도 계의 전체 의견이 최상위자 의견을 따르지 않고 의견A로 수렴된다는 게 유의미하고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점은 또 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경향성은 계층간의 상호작용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즉 계층을 넘나드는 의견소통의 채널이 많아질수록 더 강해진다는 게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일방적인 의견이 지배하는 것을 막는 데엔 의견소통 통로의 다양화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의견 수렴에 걸리는 시간은 “계층간 상호작용이 많아질수록 길어졌다”고 한다.


이런 모의실험 결과는 통계물리학에서 널리 알려진 순수 모형의 문제를 다루는 것일 뿐이지만, 기본적인 구도가 인간 사회의 의사소통을 빗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비록 순수 통계물리학의 연구결과이지만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하고, 군대에서 왜 하극상이 위험한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연구결과”라고 말했다. 현실사회와는 다른 순수 모형의 결과이지만,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채널을 다양하게 구현하는 사회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겠지만 사회 전체가 결국에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믿음을 보태주는 결과이어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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