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호 : 스마트치안, 경찰데이터 A&R을 위한 공부와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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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 감식

미리해치 2020. 8. 12. 07:53

1)지문 활용의 연혁

경찰은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해왔다. 가장 오래된 신원 확인 방법은 프랑스 경찰 알퐁 버틸론이 제안한 신체 측정법이다. 사람의 신체 각 부위의 길이가 다르니 이것을 측정해서 기록해두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는 논리다. 프랑스와 유럽의 경찰은 신체 측정법을 받아들여 신장, 팔길이, 두개골 직경, 발길이 등 11개를 측정해서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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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측정법이 지문에 신원 확인의 지위를 내준 것은 1900년 이후이다. 1880년 일본에서 일하던 스코틀랜드 의사 헨리 파울드는 우연히 발견한 토기에서 지문의 선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지문에 대한 연구를 체계적으로 축적해서 스코틀랜드 경찰국에 지문과 만들고 시험을 시도하기도 했다.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8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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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과학자 프랜시스 골턴이 ‘지문’이라는 책을 저술하고, 지문의 종류를 궁상문, 제상문, 와상문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영국의 헨리는 헨리식 지문법을, 함부르크경찰청장 롯셀은 롯셀세기 지문분류법을 정립했다. (우리나라는 함부르크 식을 따르고 있다). 1901년 영국에서 처음 채택되고, 우리나라는 일제시대인 1931년 경기도 경찰부 형사과과 지문계가 신설되어 우리 나라 사람의 지문을 등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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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지문의 원칙

'지문은 만인부동, 일생불변'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의 지문은 손가락끝의 융선은 마찰력을 높이기 위하여 미세하게 융기된 부분이다. 융기된 선은 끊어지거나 둘로 갈라지거나 이어진다. 자연계에서 발생한 패턴은 똑같이 반복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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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손가락의 융선형상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현상을 수학적 접근을 하면 확률이 대단히 낮다는 계산은 있지만, 과학적 정의로 규명한 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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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의 동일 여부는 특징점(분기점, 단점, 단선, 교차, 섬, 고립)을 비교해서 판단한다 사람의 지문에는 평균 150개의 특징점이 있음. 8~16개의 특징이 일치할 때 동일인으로 판단한다. 우리나라는 12개의 특징점이 동일할 때 동일 지문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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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은 변하지 않는다. 훼손을 시도해도 똑같은 모양으로 재생한다. 모든 주름의 형상을 변화할 수 없다. 지문을 체계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주름 형상이 있다. 사람마다 제상문(60~65%), 오상문(30~35%), 궁상문(5%)의 비율로 지문의 모양을 달리 가지고 있다.

 

※ 지문 감식의 장점과 과학성에 대한 논쟁

DNA가 각광받고 있지만, DNA는 지문처럼 데이터베이스가 구축이 되지 않아 대조시료가 없으면 용의자신원을 알 수가 없고 분석시간도 많이 걸리고 비용도 비싸다. 과학수사 현장에서 DNA보다 지문을 우선시하여 찾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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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미국과학협회)는 지문이 DNA보다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고, 감정의 전문성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지문전문가협회-개인식별에서 DNA보다 우월하고, 주관성이 있지만, 인간의 감정에 필수라고 반박한 바 있다.

 

3)범죄 현장에서 지문을 찾는 방법

범죄 현장에서 발견하는 지문은 그 형태에 따라 나눈다.

①현재지문은 색이 있는 물체(혈액 등)를 접촉해서 남는 지문이다.

②압착지문은 왁스,비누 등 부드러운 물체에 접촉해서 남는 지문이다. ③잠재지문-손에 있는 땀이나 기름이 묻어 나와 생긴 지문이다. 현재 지문과 압착지문은 눈에 잘 보이지만 잠재지문은 보이지 않아서 약품으로 발견해야 한다.

잠재지문을 현출하는 방법은 지문이 묻어 있는 소재에 따라 다르다.

딱딱하고 흡수성 없는 소재에서는 분말을 묻혀 찾아낸다.

종이나 판자와 같이 흡수되는 물체는 액체와 기체를 사용한다. 경찰은 요오드, 닌희드린, 질산은 용액을 사용한다.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가 움직인 동선을 재구성하며 지문을 찾아내는 기술은 숙련된 과학수사 요원들의 수사 활동이기도 하다. 이를 지원하고자 최근 기술들은 지문이 가장 잘 나타나는 소재의 빛을 쬐여서 쉽게 지문을 보이게 하는 장비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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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문 자동 검색시스템(Automated Fingerprint Identification System)

FBI를 비롯해서 국가들은 가지고 있는 지문의 데이터베이스에서 찾고자 하는 지문을 대조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지문자동검색시스템(AFIS, Automated Fingerprint Identification System)라고 부른다. AFIS는 컴퓨터로 지문을 스캔한 후 그 결과를 디지털로 코드화해서 빠른 속도로 검색해준다. 비슷한 상관관계를 갖는 지문의 목록을 출력해서, 범위를 줄인 다음 전문가가 검사해서 최종 결론을 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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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문 감정의 오류 사례 : 2004년 메이필드 사건

과학수사의 대명사처럼 여겨진 '지문 감정'에 의문을 던진 사건이 생겼다.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차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스페인 경찰은 현장 주변에서 뇌관이 들어있는 비닐 봉지를 발견하고 봉지 표면에서 지문을 발견해서 전 세계 수사기관에 전파했다.

FBI에서 지문을 감정한 결과, 미국인 변호사 메이필드로 식별해서 검거했다. 그런데 스페인 경찰은 2주 후에 알제리인 테러범 도드를 진범으로 지정했다. (https://www.mk.co.kr/opinion/contributors/view/2018/07/443348/)

미국 법무부의 자체 점검 결과, 지문 감정 과정에서 감정인의 편향으로 오류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미국과학협회(NAS)는 지문을 비롯해서 법과학 전반에 대해 절차와 표준화, 검증 체제를 갖춰야 한다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3. 우리나라의 지문 체제와 미래의 지문 기술

1)우리나라의 지문 체제

우리나라는 주민등록법(제24조 제1항)에 의거하여 17세 이상인 국민의 지문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다. 지문을 자동으로 검색하는 시스템은 1990년에 도입했다.

우리나라는 현장에서 발견한 지문과 대조하는 인물의 지문 사이의 특징점이 12개 이상일 때 동일한 지문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지문이라는 자료의 특징이 수치화된 대조 방식이 아니라, 지문의 형태를 사람이 판단하는 형태이기에 특징점의 숫자와 상관없이 동일성 논쟁을 할 수 있다. 1995 영국 미국 캐나다 등 각국의 지문 전문가들은 년 이스라엘에서 열린 지문 심포지엄에서 지문의 특징점에 관한 수량적 기준을 지문 일치 판정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했다.

 

2) 재난 현장에서의 사망자 신원 확인

우리나라는 지문을 신원확인의 강력한 자료로 활용하고 있기에 재난 현장에서 신원확인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2004년 남아시아 쓰나미 사건 때 한국 경찰은 물에 빠져 익사한 시신의 부풀어진 손끝 지문을 뜨거운 물을 활용해 순간적으로 팽창시키는 고온습열처리법으로 채취했다. 이 기법은 한국 경찰이 현장에서 시도해보며 자체 발굴한 방법으로 FBI를 비롯해 당시 모인 세계경찰 사이에서 알려졌다.

2019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람선 실종 사건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국 경찰이 다양한 형태의 시신에서 지문을 확인하는 기법은 현지 경찰에게 화제가 되었다.

 

3) 미제사건 검색, 변사자-가출미아 신원 확인

2010년 부터 경찰청은 미제사건 지문 재검색 기간을 운영한다. 예전에는 식별하지 못했던 지문을 발달한 시스템을 활용해서 재검색하는 것이다. 숙련도 높은 감정관들이 이 기간 중에 매년 100건 이상의 사건에 대해 범인의 신원을 확인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아동 미아 방지를 위한 지문 등록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151011/74108839/1)성인이 되어 지문을 등록하기 전에 실종되었을 때,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희망하는 경우, 아동의 지문을 등록하는 것이다. 이 지문은 아이가 성인이 되거나, 본인의 요구가 있을 때 삭제한다.

변사자와 행려병자 등 신원을 확인할 수 없는 살마에 대해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있는 것도 경찰의 역할이다.

 

4)국가의 지문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견해

모든 국민이 열손가락 지문을 등록해야 하는 우리 나라의 체계가 과도한 생체 정보 보관이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범인 검거율은 주민등록번호와 지문등록이라는 개인 생체 정보 식별 체제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치안에 대해 국민이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면서 부담을 함께 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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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코로나 등 사례로 보듯, 사람들에게 닥쳐오는 위험은 지능정보화-도시화를 겪으며 다른 차원으로 전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높은 범인검거율과 낮은 범죄발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느끼는 불안 의식(31%)는 안전하다는 인식(20.9%)보다 높다. 불안 원인의 1위는 범죄(50.8%)이다. 공동체가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다면 지문 등 정보 보관과 기술은 의미가 있다. 다만 국민은 절제된 법집행을 민주적으로 통제해야 한다.

 

5)지문 체제의 미래

FBI는 차세대 신원확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NGI (Next Generation Indentification) 라고 일컫는 프로그램은 지문뿐 아니라 얼굴과 장문 홍채 등의 다양한 생체정보가 통합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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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지문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AI를 적용해서 입력 품질을 높히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 지문을 발견하는 광원을 개발하는 연구도 있다. 사건 현장에서 신속한 지문확인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촬영해서 신원을 확인하는 모바일 처리방식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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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듯 사건 현장의 불완전한 정보로 컴퓨터가 AI로 순식간에 신원을 확인하는 기술은 아득하다. 지문의 동일성이라는 것 자체가 수치화하여 계량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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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동일성을 판단해야 하는 복잡한 자연의 무늬라는 점에서 지문은 가능성과 숙제를 동시에 보여주는 과학수사의 집약적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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