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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TV영화 감상평,, 구질한 삶을 어찌 채워야 하나 <시, 내 사랑 내곁에, 결혼식 후에> 본문

읽고 보며 느낀 점

뒤늦은 TV영화 감상평,, 구질한 삶을 어찌 채워야 하나 <시, 내 사랑 내곁에, 결혼식 후에>

미리해치 2011. 2. 21. 16:44
어제 밤 영화를 세개 방송사를 넘겨봤다

먼저 <내 사랑 내곁에> 

실은 이번 설에 병원에 계신 연세 높으신 친지 두분을 뵙고 왔다.  마침 한 분은 파킨스병을 앓고 계시다.

나이듦과,, 노년,, 스스로가 오로지 자기의 몸과 힘으로 지탱해야 하는 삶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은 홀로 있고 싶은,, 또한 남과 거치적 거리는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은 마음과,, 타인에게 기대하는 싶은 마음이 섞여 있는 것 같다.  

극 중 김명민과 하지원의 먹먹한 사랑과 교감이,, 현실의 삶 속에서 어찌 크게 기대할 수 있으리오,  

'남'이 아니라, 내가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 능력(?)이 안된다 - 사랑 받는 것도, 품격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김명민은 정말 성실한 배우다.  엊그제 본,  '조선명탐정'에서도, 음,, 탁월한 개그감각이라기 보단, 깨알같은 성실함으로 시종일관 웃겨주셨다.  감사,, 


여튼,, 그런 사람 사이의 사랑과 배신, 거짓,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채널 돌려본 영화 <시>에서 선명했다


같은 시간대 다른 채널에서는 <결혼식 후에>(?)라는 영화를 틀었다.



절친했던 대학동창 7인이 결혼식 피로연에서 10년만에 만나, 회포를 푸는데, 알고보니 청춘의 아름다운은 어데로 가고, 다 나름 구질구질한 비밀과 비겁함을 감추고 있었다...는 대략 그런 이야기 인 듯 한데,,,,

웬걸,, 굳이 무거운 영화 보기 싫어하는데도, 점차 채널 넘겨보기가 '시'로 고정되었다

배경음악 하나 없는 <시>, 조용조용, 노배우 들(윤정희, 김희라)와 얘들(손자, 여학생)들이 스토리를 끌어가는 <시>야 말로 훨씬 더 치졸하고, 구차하며, 비겁, 폭력적인 세상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럽고 치사스러운 것'은 거창한 에피소드가 있어야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생활속에서 튀어 나오는 거다

집단강간하고, 상처받은 여자애가 자살했음에도 티비보고 깔깔 웃는 손자,, 여학생 부모 어르고 달래서 주저 앉히려는 가해자의 부모들,, 취재하는 척하면서 브로커 짓을 하는 지방지 기자

별것 아닌, 생활의 풍경이지만, 그 속에서 사람들은 비열하고 이기적이고, 치졸하다

시를 써보고자 하는 미자(윤정희)는 그런 감성을 깨우고 유지하려 할수록, 청승을 잡아서라도 시인의 시선을 유지하고 싶어할 수록, 그런 기만을 점점 참을 수 없다.

그래서, (아마도), 합의를 거부하고, 손자가 처벌받도록 놔둔다.  그런 나름의 고통을 정리하면서, 드디어 그이의 시가 완성된다. 

거짓과 기만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어디 둘지 모르다가, 진실에 따라 자기 책임을 짊어지기로 하면서, 정말 들을만 말은 '자기 책임을 지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마지막 순간, 미자의 시는 아마도 떠난 소녀를 위한 시(詩)겠지.   하지만, 이창동감독과 노무현대통령과의 관계 때문에 노대통령에 대한 헌사가 아니냐고 회자되기도 했다

어떤들 어떠하리?  하지만, 그를 잊지 않고, 이런 맘으로 누군가 추억한다고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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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스(순수한)의 노래
                                       - 이 창 동
 
그곳은 어떤가요 얼마나 적막하나요
저녁이면 여전히 노을이 지고
숲으로 가는 새들의 노래소리 들리나요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 당신이 받아볼 수 있나요
하지 못한 고백 전할 수 있나요
시간은 흐르고 장미는 시들까요
이제 작별을 할 시간
머물고 가는 바람처럼 그림자처럼
오지 않던 약속도 끝내 비밀이었던 사랑도
서러운 내 발목에 입 맞추는 풀잎 하나
나를 따라온 작은 발자국에게도
작별을 할 시간
이제 어둠이 오면 다시 촛불이 켜질까요
나는 기도합니다
아무도 눈물은 흘리지 않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사랑했는지 당신이 알아주기를
여름 한낮의 그 오랜 기다림
아버지의 얼굴같은 오래된 골목
수줍어 돌아앉은 외로운 들국화까지도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당신의 작은 노래소리에 얼마나 가슴 뛰었는지
나는 당신을  축복합니다
검은 강물을 건너기 전에 내 영혼의 마지막 숨을 다해
나는 꿈꾸기 시작합니다
어느 햇빛 맑은 아침 깨어나 부신 눈으로
머리맡에서 선 당신을 만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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