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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호 : 스마트치안, 경찰데이터 A&R을 위한 공부와 연대
(시)..언젠가부터 아가씨는 달리고 있었다 본문
일단 먼저 한번,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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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아가씨는 달리고 있었다
아가씨뒤에 귀신이 쫓아오고 있었다
그녀는 뛰면서 머리빗을 뽑아 던졌다
빗은 귀신 앞에서 험준한 산이 되었다
귀신은 그 산 뒤에 가리워졌다
그사이에 아가씨는 멀리 달아났다
이윽고 산꼭대에서 귀신이 달려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조금씩 아가씨는 따라 잡히게 되었다
아가씨는 허리에 찬 주머니를 풀어던졌다
주머니는 연꽃피어 있는 못이 되었다
귀신은 그 건너편에서 흙탕물에 빠지며 힘들게 건너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 아가씨는 다시 귀신을 멀리 떼어놓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귀신은 따라 왔다
아가씨는 이번에는 한쪽 신발을 벗어던졌다
신발은 귀신의 코에 맞고 거꾸로 떨어져
낭떠러지로 변했다 귀신은 투덜거리며
조심조심 낭떠러지를 기어오르기 시작하였다
그 사이에 그녀는 조금 달아났다
끈질기게 귀신은 다시 아가씨를 따라잡으려 했다
아가씨는 저고리의 푸른 고름을 뜯어 던졌다
그것은 큰 강이 되었다
귀신이 뗏목을 찾는 사이에 아가씨는 다시
조금 더 달아났다
"이야기 도중에 어르신네가 찾았다. 한씨는 긴 담뱃대를 입에서 떼고는 서둘러 사랑방에서 나갔다"
그리고 서른해가 흘렀다....중략..
그런데 오늘도 국토 어디에선가 아가씨는 달리고 있다
몸에 지닌 모든 것을 버리고 벌거숭이로 외치면서 달리고 있다
귀신은 계속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려 한다
어느해의 가장 불행한 순간,
그녀는 마지막 부분을 가린 천조각을
던지고 슬프게 땅에 엎드렸다
천조각은 바람에 펄럭거리며, 가까운 강바닥에 떨어졌다
그것은 물이 되었다
기슭에 넘쳐 뚝을 무너뜨리고 홍수가 되어
돌을 메꾸었다 배추밭을 메꾸었다
소와 말을 메꾸고 유교의 애곡소리 서린 둥근 무덤을 메꾸었다
무수한 인가는 물위에 떠 표류하고
지방위에서 손을 흔들며 이 셋아에 결별을 고하는 손들을 싣고
바다로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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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心想)을 상상해보면, 애잔하다
이는 1937년 마루야마 카오루라는 일본인이 쓴, '조선'이라는 詩다....
그 아가씨는 그 후로 어떻게 되었을까?
그 후로 그 아가씨는 죽었다 살아나 여전히 달리고 있다.
귀신은 쫓겨났지만, 믿었던 사람에게도 상처입고 병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쫓기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보고자 악착같이 노력하는, 그 아가씨의 평온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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