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호 : 스마트치안, 경찰데이터 A&R을 위한 공부와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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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며 느낀 점

(영화) 오래된 정원

미리해치 2010. 6. 8. 14:36

ㅇ오래된 정원

 

간만에 영화 한편을 봤다.  '오래된 정원',,, 과문한 탓에 황석영의 소설도 못 읽었는데, 영화로 볼 수 있어 좋았다. 

 

80년대의 현대사 속에서 인생을 조롱당한 서글픈 군상들에 대한 영화인데, 이런 무거운 영화를 '처녀들의 저녁식사', '바람난 가족' 등 소위 떡감독으로 유명한 임상수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은, 꽤 역설이다.  그러고 보면, 최근 '그때 그 사람들'에서 볼수 있듯, 임상수의 性을 묘사로 한 영화는 대개 시대에 대한 조롱이 섞여 있다.

 

각설하고, 영화는,,, 슬펐다.  남자로, 한국인으로, 경찰로,, 모두 슬펐다. 
80년대, 멀지도 않다.  유년의 흐릿한 기억이나, 광주에서 헬기들, 짚차들이 들어오던 장면도 생각나고, 고교졸업후 대학을 안가고 위장취업의 막차를 타던 친구도 있었다.  그런데 벌써 그게 세월이 이리되었다.

 

주인공들의 인생은, 구겨지고 버려진다. 

생각해보면, 20대에 무얼 알겠는가?  그저 바람불면 휘청거릴수 밖에 없는 부박한 영혼들이다.  그 영혼들은 그 시대의 부조리를 견디질 못했다.  깨지고, 망가지더라도, 당시의 영혼이 시키는대로 참지 못하고 싸우고 살고, 도망치고 살았다.. 

 

그 댓가는 자유의 억압과 사랑하는 사람의 상실, 견딜수 없는 외로움일 뿐이다.  그 과정을 영화는 오버하지 않고, 억제하면서 담담하게 보여주지만, 그게 더 슬펐다.

무기수로 16년8개월을 복역하고 나왔더니, 면회조차 금지됐던 사랑하는 여자는 암으로 진작 죽었고, 태어난지도 몰랐던 딸은 남의 손에서 자라고 있다.  남자는 스스로를 '쓰레기'라고 회한한다. 

 

옳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살았던 사람들의 인생을 이렇게 만들다니, 억압했던 사람들은 대체 뭔가?

 


ㅇ 바르지 않은 시대의 경찰


마음이 불편하다.  싸우는 사람은 그렇게 살았다.  소리높이지 않고는 견딜수 없었던 사람들의 인생을 그렇게 망가뜨리다니, 정말 부조리한 폭력의 시대였다.  (지금도 일부 잔여되고 있고,,,)

 

그 시대에 경찰은 그 폭력의 첨병이었다.(영화에도 나오지만,,,),  그렇게 살아놓고, "이제는 달라졌느니, 우리에게 의무,책임에 일치하는 권한을 달라'는 외침도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니들은 아직은 부족해,,"라 할지도 모르지,,  "뭉둥이가 무슨 죄가 있냐, 몽둥이를 든 손이 문제지"라고 항변해도, "아무리 그렇대두, 몽둥이는 지 생각이 없었냐"고 하면 부끄러울 뿐이다..

(당시 몽둥이를 들었던 손들이 다 커텐뒤에 숨어, 뻔뻔하게 지*를 하고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ㅇ 대의와 책임, 이기적이냐 아니냐

바른 도의를 지키지 않으면 책임이 따른다.  경찰의 오늘도 그렇다.  이기적으로 일관하면 결국 망가진다(그렇게 믿고 싶다-_-;).  다 들어엎는 승부를 매순간 할 순 없지만, 순간순간 대의를 대버리지 않기 위해,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 한때 많은 죄를 지은 조직의 공무원으로 의무일 것 같다.  (영화에서 염정아는 술에 취해, 말한다.  "인생 길어, 역사는 더 길어.., 겸손하게 살아야돼")

 

어떤 분이 무궁화클럽의 성격을 물으셨다.  무궁화클럽, 와우폴, 폴네티앙을 모두 기웃거리는 편인데, 많이 깨어가시고 계시나, 무궁화클럽의 태동이 '근속승진'이라는 이익 때문에 결성된 탓인지, 여전한 한계가 답답하다.  그리고 그렇게 눈앞의 이익에 일희일비하게 만든 조직이 원망스럽다. 

 

'근속의 장애물, 경대없애라', '근속안되면 수사권 보이콧'이라는 단편적 구호뿐 아니라, 이슈를 논의하는 방식도 조급하고 무배려해보일때가 많다.  그래서 당신들끼리도 드세게 툭탁거리다가, 분열과 봉합을 반복했다.다투고 따지며 나아질거라 기대하는데, 혹여 그게 아니라면, 모임의 결성목적이 이기적이라는 한계를 벗기 힘든 탓일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폴네티앙분들에게 경외감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남대문 오줌싸개 기자로 인한 직원 인사발령'에 참지 못하고, 조직의 비굴함을 극복해야 한다며 자발적으로 결성하게 된게 태동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것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모든 조직원이 파이터일 필요는 없지만, '조직이 바람직하지 않는 방향으로 헛디딤질을 하려할 때'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얼마나 다행일까?

 


 

ㅇ 경찰의 향배는?


참 죄많았던 과거를 지닌,, 하지만 이제는 제대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경찰은,,, 국민들께 과연 반성을 인정받고, 이제는 더 이상 굴욕적 첨병을 하지 않을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나갈 것인가?  경찰에게 더러운 짓을 예사로 시켰던 그 위의 손들은 이제 그만 경찰을 놔줄것 인가?  경찰은 어떤 향배를 따라가게 될까?  (인생 길다.  역사는 더 길다.  겸손하게 살아야겠다,,,고 다짐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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