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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현상과 대응

혜진, 예슬, 신뢰할 수있는 사회 시스템

미리해치 2010. 6. 8. 15:01

실종되었던 혜진양(10세)이 시신으로 돌아왔다. 

 

예슬양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용의자는 '살해한 후 매장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역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대상으로 한 유괴와 살인은 어떤 해명도 들을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이며 극형으로 처단해야할 '악(惡)'이다.

 

<용의자, 정모>

 

(온갖 범죄자들이 모이는 교도소에서도, '유괴범'과 '아동살해범'은 지네들끼리조차 '사람도 아닌것'으로 취급한다는 이야기도,,,)

 

 

마음이 없는자, '사이코패스'

 

사람이 사는 사회에서, '범죄'는 끊임없이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이다.   경찰의 입장에서 접하는 대부분의 범죄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기에, 범죄자를 무조건 '처단'해야할 적(敵)으로 단정할수만은 없다. 

 

예컨대, 생활고로 인한 절도, 취기로 인한 폭행 등 각종 규범을 일탈하고픈 이유나, 욕구 등이 전후의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아무 죄없는 순수한 영혼'을 자신의 비이성적 욕구때문에 말살시켜버리는 행위는 이론적인 이해 이전에, '인간성'에 대한 회의를 품게 한다.

 

 최근 범죄학은 이런 설명되지 않는 범죄자에 대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용어로 설명하고자 한다.  (설경구, 이성재 주연의 영화 '공공의 적'에서 살인마 이성재의 대사 "사람이 사람 죽이는데 이유가 있냐"는 말을 생각하게 한다)

 

<사이코패스의 범죄를 다룬 영화-검은집>

 

 (10년전, 현장에 근무할 때 13세 소녀가 살해당한 사건을 온갖 원인관계를 좇아 수사했으나, 결국은 '그날 부모에게 야단맞아 분노가 폭주한 15세 소년이 아무나 지나가는 아이를 찔렀다'는 결론을 접하고, 아연했던 적이 있었다)

 

 

의례적인 경찰수사비판, 본말도착에의 불편함

 

두 아이가 실종된지, 80여일이 지나, 주검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야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용의자를 검거했다.  그 수사를 '잘했다'고 말할 순 없다.  그러나, 경찰 수사도 '한정된 재원(인력과 예산)을 어디에 우선으로 투입할 지 결정하고 집행'하는 행정작용의 일환이다. 

 

그간 수사팀은 수많은 외생변수들을 축약하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박약한 변수들을 배제해가며, 몇명으로 압축해냈다.  그 과정에서, 시일은 느리지만, 옳은 답을 찾아냈다.  그 과정을 무시한채, 결론만을 강조하며, '늦었다', '부실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전면 수긍하긴 힘들다. 

 

(그간 안양지역내 여전히 끊이지 않았을 각종 민생범죄에 대한 수사도 계속했어야 했다는 실정까지 포함하면 더욱 그렇다)

 

"용의자의 집과 피해자 집 사이 130m에 두고도 몰랐다"라니, 그 130m 미터네 몇천명, 몇만명이 사는지 알고 있을까?  아니면 모른척 하고 있는 걸까?

 

한편, 일부 언론에서는 '앰버시스템'의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앰버'라는 소녀의 유괴실종사건을 통해 도입된 이 제도는 실종아동 부모의 동의를 전제로, 실종초기, 실종아동과 사진 등을 각종 언론과 영상매체에 공개함으로써 범인의 범행포기나 발견을 유인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도 작년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자식의 생명을 책임져야할 부모에게 전면 공개를 강요할 순 없었기에, 사건 발생후 며칠이 지나, 공개수사로 전환한 것이다. 

 

이런 실정을 알고 있는지, 알고도 모른체하며, '경찰의 노력을 일단 까고 보는 것이 소임'이라고 생각하는 언론인지 알수 없지만, 아이의 무참한 죽음을, '경찰 길들이기'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만 하는 것 처럼 느껴지는 언론의 태도는 불편하다.

 

실종아동수사전담팀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언론도 있다.  그 방안은 경청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역시 마찬가지 '한정된 재원의 우선 투입'에 대한 결정사항이다. 

 

모든 것을 A에 우선투입하면, B를 소홀히 했다고 비판하고, B를 우선시하면, C를 도외시했다고 비판하면서,, 실질적으로는,,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결과적인 책임을 지지않고, 무책임한 평론가'인양 하려는 태도앞에서, 올바른 쟁책입안이 될지 걱정되는게 현실이다.

 

좋은 정책과 행정은 당국자의 의지만으로 되는게 아니다.  책임있는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필요하다. 

 

웬만한 경찰행정(교통, 방범 등)은 통상 국민과 일회성 만남을 거친 후 휘발된다.  경찰행정 중, 과정과 결과를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은 수사부문이 거의 유일하다. 

 

 여기에 대한 '권력적 선후를 명백하게 하기 위해' 도식적인 비난만 계속하는 언론의 자세는, 유능하고 자존심 강한 인재들이 이 분야를 떠나게 하는 혐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나 같은 쭉정이만 남기고,,) 안타깝다.

 

경찰의 역량부족, 사회적 부적응자의 끔찍한 죄악, 성숙하지 못한 언론의 몰책임적 평론가의 작태 속에서 답답함을 느끼며,,,,,, 너무나도 예뻤던 혜진이와 예슬이가, 영면하길 기원한다.

 

<혜진양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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