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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길을 안내하는 사람 본문

읽고 보며 느낀 점

지대넓얕-길을 안내하는 사람

미리해치 2017. 2. 11. 16:41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팟캐스트)의 내가 갖고 싶은 선물 특집<길을 안내하는 사람>편을 들었다.


'도를 닦는 사람', '김도인'님이 '길'(道)라는 키워드로 '플라톤의 동굴'부터 하루키의 소설, 영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연결해 이야해주셨다.



'양조위'를 주인공으로 하여 몇가지 이야기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재미있는 '서사'로 만들어 주셨다.


김도인님이 엮어주신 이야기를 간략히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동굴 속에서 갖혀 있고, 겨우 빠져나오더라도 큰 혼란과 공포를 겪는다.  ('플라톤')


동굴에 갇힌 사람은 자신이 보는 그림자가 실체인줄 안다.  그리고 어떤 계기로 동굴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강렬한 햇볕에 눈이 머는 듯한 체험을 하고, 오히려 동굴에서 나온 것을 후회할 수 도 있다.  이렇게 동굴을 나올 때야 말로, 사람은 진짜 길을 떠나게 된다. 



 조심 조심 걷는 걸음 따라 100%라고 생각되었던 무언가를 만나더라도, 자신이 알아보지 못해 잃는다.



이 이야기는 하루키의 단편소설에서 원용했다고 한다.  100%라고 생각한 상대방이었는데, 헤어지고, 다시 만났을 땐 희미해진 기억탓에 알아보지 못한다는, 서글픈 이야기다.  동굴을 나와서, 처음 만난 누군가(혹은 무엇)이야 말로, 내가 진짜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혹여나 하는 불안감'에 놓고 만다.  아련한 첫사랑일 수도 있고, 해맑은 꿈일수 있다.  그걸 놓아 버리고는 다시 잡지 못한다.



또 다른 사랑을 만날 수 있지만, 또 다시 갈등과 집착, 불안으로 작별하곤 한다.  그리고 또 그 상실을 아파한다.


양조위-장국영 출연 <해피 투게더> 영화를 풀어냈다.  두 남성들끼리 사랑하고 갈등하고 이별했다가 재회하지만, 또 집착과 불안으로 헤어진다.  

양조위는 혼자 여행을 떠나지만, 같이 가기로 했던 '이과수'폭포 밑에서 장국영만을 생각한다.



상실했다고 생각한 사랑이 다시 돌아와 충만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어떻게?"


양조위를 주인공으로 만들어난 여러 이야기의 종합이기에 다음 이야기는 <중경삼림>으로 넘어간다. 

경찰관인 양조위가 스튜어디스 애인과 사랑하고 떠나보내지만, 애닳아 한다.  

매일 독백하며 그리워한다.  그런데 애인은 몰래 양조위의 집을 맴돌고, 결국 재회한다.  따뜻한 느낌으로 영화가 끝난다.


그리고 이렇게 재구성한 이야기인 <길을 안내하는 사람(feat 양조위)>도 끝난다.




길은 계속 이어지고 계속 변한다.  명멸하는 것은 그 길에서 걸어가는 사람들의 삶이다. 


위 네 가지 이야기 말미에 양조위는 애인과 재회하지만, 그것으로 길이 끝나겠는가?



일본에는 길을 만들때 고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길이라는 것은, 어디로든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수 없기에 '액운'을 막는다고 한다.  


이렇듯 '길위에 선다는 것'은 불안과 설레임을 같이 느끼게 하고, 어디로 갈지 모르며 그 끝을 볼 수 알수 없다는 창연함이 있다.


그런 창연함이 인간을 겸손하게 한다.  


한편 '결코 끝나지 않을 길이기에 그저 여러 길을 탐색하며 열심히 걸어보는 것'이 삶을 즐길수 있게 하는 숙제라는 것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길'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누구의 것'이 되는 순간 '길은 더 이상 길이 아니다.  


사적인 소유가 되는 길이라는 것이 세상과 이어질 수 없지 않은가?  


사람은 자신이 이어놓은 길과 다른 이가 이어놓은 길을 조심조심 

그리고 설레이며 걷는 것이 삶의 즐거움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 좋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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