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호 : 스마트치안, 경찰데이터 A&R을 위한 공부와 연대

(혐오 범죄) 약자를 두려워하게 해야 한다. 본문

범죄현상과 대응

(혐오 범죄) 약자를 두려워하게 해야 한다.

미리해치 2017. 2. 22. 19:51

1 세월호 희생자들을 상대로 욕설과 비하하는 낙서 사건이 대구에서 있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실시간 대구'에 게재된 이 사진 들은, '세월호 유족'에 대한 욕설, 비난의 낙서가 찍혀있어, 많은 이들의 분노와 지탄을 나았다.



이런 행위는, 자신의 미성숙한 감정, 증오감을 배출하기 위한 범죄 행위이고, 일종의 '집단적 혐오(증오)에 의한 혐오범죄'라고 생각한다.



2 혐오 범죄 - 집단적 편견에 의해 집단을 공격하는 범죄


혐오범죄에 대한 범죄학적 정의는 통상, '성/민족/종교/인종 등 특정 집단에 대해 그 집단에 대해 부조리하게 형성된 편견을 근거로 하여 해당 집단을 공격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성/출신지역/외국인노동자/종교 등 다양한 집단에 대해 형성된 편견이 있고, 이를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또는 언어적으로) 공격하는 행위를 우리는 실제로 많이 본다.


이런 혐오범죄가 위험하고 또 저열한 것은 이런 편견은 통상 '약자'를 상대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강자에겐 발현되지 않겠지)


지난 해, 강남역 살인 사건 당시 '여성 혐오'의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범죄 대응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분류하긴 곤란하다.  그럼에도, '혐오 범죄 논란'이 계속된 것은 우리 사회에 이미 만연한 '혐오 문화'에 대한 경각심, 공포심,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일베'의 문화, 초등생들도 쓰는 휴거(휴먼시아)라는 용어를 비롯, 특정 지역을 지칭하는 '홍어'등,,, 부정적인 하위 문화로 자리잡아 버렸다.



3. 한국식 혐오 문화가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의 지난 역사에도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극단적인 편가르기를 겪었고, 어느 한쪽을 확실히 편들고 이를 공개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는 현대사의 시기를 겪었다.  분단된 반도국에서는 지리적 상수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더욱 악화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균열을 자극하는 정치적 기조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0.01%를 제외하면 모두가 잠재적 패배자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대에 '약자에게 침을 뱉으므로써 스스로를 강자라고 으스대고 싶거나, 말없는 강자 집단에게 아부하고 싶다'는 인식이 있지 않을까?


일베에 난무하는 욕설과 비하 표현이, 여성, 노인, 외국인 노동자, 중소기업, 전라도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나는 그런 약자가 아니니 강자의 편에서 받아주세요'라는 심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4. 약자가 계속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난 주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흑인 민권 운동인 버스 안타기 운동'을 소개했다.

흑인, 백인의 좌석을 분리하여 흑인을 차별한 정책에 항거하여 흑인들이 집단적으로 버스를 안타고 걸어다니거나 택시 합승, 카풀을 하면서 몇 개월간 전국적 이슈를 벌이면서 결국 버스 좌석 정책을 바꾼 역사적 운동이었다.


백인들은 택시 합승, 카풀을 집요하게 단속했다.  경찰 등 법집행 기관과 법원도 합세했다.  


개인화된 흑인들은 개별적으로 탄압할 수 있었지만, 조직화되어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경제적 효과(버스 불매운동)를 발휘했으며, '비폭력 저항'이라는 문화적 품격까지 갖추게 되자, 더 이상 '약자'로 취급할 수 없었다. 

(버스 안타기 운동을 흑인 민권운동으로 조직화하여 이끌고 간 마르틴 루터 킹 목사)



결국 백인 사회는 버스 정책을 변경했다.  혐오의 문화, 차별의 문화는, '약자가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는, 강자인 척하는 자위 행위를 위해 침을 뱉을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야 비로소 부끄러움과 두려움을 느끼며 변화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법률적 저항 수단(차별금지법), 정치력(조직화), 문화적 위상, 경제적 재분배 등  우리 사회엔 더 많은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 



덧붙여. 나라는 존재 역시 미묘하다. 
남자이기에 생래적 강자이다.  경찰이고 중간 직급이기에 강자인건가? 
하지만, 지역적으로 호남 출신이기에 약자이다. 
전체 공공 분야에서 경찰의 위상은 '동네 바보', '머슴'에 가깝다는 자괴도 있어, 약자로 인식할 때도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강자' '약자'라고 생각하는 인식은 이 얼마나 허약한가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