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호 : 스마트치안, 경찰데이터 A&R을 위한 공부와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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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며 느낀 점

글쓰기를 위한 책읽기

미리해치 2018. 8. 5. 22:32

<글쓰기를 위한 책읽기, 임영봉-신현규-김미선 / 보고사>


범죄정보분석에 대한 경찰 정책 실무자로서 희망하는 방향대로 조금씩 좋은 일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젠 다른 방향에서 노력해야 하는 진로로 변경되었다.  주제(데이터 분석, 기술 개발)에는 좀더 깊이 관여할 수 있게 되었고, 범위는 더 넓어졌으나(과학수사에서 경찰 전체 혹은 공공/공개 정보), 아주 중요한 것들을 잃었는데 첫째는 정책 결정 권한이고, 둘째는 정보 접근 권한이다.  엄밀히 말하면 아주 잃은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영향력이 옅어졌고, 결정력도 낮아졌다. 


지금 선택한 부서가 앞으로 그런 영향력, 결정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역할을 돈독히 하는 것이 현재 머문 부서가 2년 전 신설된 취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진도는 매우 느리고 앞으로도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제일 좋은 것, 어쩌면 거의 유일한 선택은 '글을 쓰는 것'이다. 그 글이 논문, 평설이라는 학문적 글이든, 보고서, 업무 서신같은 업무적 글이든, 아니면 편지, 메일 같은 사신과 공적인 글의 경계에 있는 글일 수 있다.

그런 작은 수단들을 첩첩히 쌓아가는 것이 한발 한발 나가는 수단이다. 그런 취지에서 '글'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최근에 정말 민망하지만, 그래도 그 민망함을 한 줄로 꿰어 부족하지만, '논문'을 완성한 것도 한 계기가 되었다.  

그런 눈에 띄어서 도서관에서 집어온 책이다. '글쓰기를 위한 책읽기'라,,, 제목만 보고 빌려올 때는, 글을 쓰기 위해 책을 읽는 기술, 방법에 대한 소개일 것을 기대했다. 그런데 웬걸, '(아마도 국문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듯한) 한국과 동서양 인문 고전의 서평 모음'이었다. 뭔가 핀트가 안 맞는 듯 싶었으나, 읽다보니 또 느끼는 바가 있었다. 

소개된 책들은 인류가 남긴 위대한 글들이다. '글쓰기가 이 사람들의 업적에 필적해야 한다는 강요'는 아니겠으나,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의 사상과 지식, 그리고 아름다움을 인류의 최고봉, 최전선에서 한뼘, 한치를 높히고 넓힌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런 유산을 남기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공부와 생각, 창작을 한 인간의 몸, 머리 속에서 가공할 질과 양으로 재탄생시켰을 것인가?

후학으로서 겸허히 따라가고 경외하며 배우고 쓸 뿐이다. 

소개된 책은 문학,예술,역사,철학,사회,과학의 총 100권이다. 읽은 책도 얼추 있으나, 안 읽은 고전들이 대다수다 그리고 읽은 책도, 그냥 제목과 내용만 머리 속에 스쳐지나갈 듯, 미숙한 머리와 가슴이 숨겨진 보석을 캐어낸 것도 별로 없다. 꾸준히 읽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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