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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서울신문) 서대문 경찰청 주변 맛집

미리해치 2017. 2. 27. 11:26


<작성 취지>

최근 '서울 신문'의 퍼블릭(공공) 기획면에 '명예기자'라는 과분한 타이틀로, 가끔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쓴 글을 다른 분들이 읽는 것은 감사하나, 글 쓰는 것이 미숙하여 민망하다. 요새 블로그를 자주 써보는 것도, 그런 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이번 주 글 주제는 '경찰청 근처의 맛집 소개'였다. 술 마시는 것은 좋아하지만, 맛집을 찾아다니는 편은 아니라서, 난감했었다. 하지만, '안주'를 생각하다보니, 무난하게 내가 편히 가는 곳을 떠올려 쓸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적어보는 것도 즐겁고, 또 인쇄되어 나오는 것도 신기한 일이다. (위-게재 지면 / 아래-제출 원고)


<제출 원고>

퇴근 무렵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직장인들은 누군가와 술 한잔을 하고픈 생각이 든다. 그때 가장 좋은 안주는 빗소리이지만, 잘 어울리는 분위기에 음식도 맛있다면 더 충만해지지 않을까. 여러 취향이 있겠지만, 서민적인 안주는 역시 돼지고기에 수수한 분위기의 술집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럴 생각이 들 때, ‘오늘은 거길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몇 군데를 소개한다.

   밀양 돼지 국밥  “서울에 제대로 된 돼지국밥 집이 없다”고 한탄하시는 부산 분들의 눈높이에는 어떨지 모르지만, 국물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석쇠에서 연탄으로 굽는 불고기는 불 맛이 배어 입맛을 돋운다. 수육도 부드럽고 부담없이 젓가락질을 계속하게 한다. 특히 이 집은 철길역 약간 언덕에 있고, 바깥이 잘 보이는 창이 있어서, 빗소리와 간혹 지나가는 기차 소리와 함께 옛날 서울의 정서를 느끼며 한잔하기 좋다는 것이 매력이다. 서대문 교회를 찾으면 이 교회 맞은 편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국밥 8000원, 수육 대(大) 2만 5000원, 중(中) 2만원, 소(小) 1만 5000원이다.    모서리살집 고릴라  서울 2호선 충정로 2번 출구에서 나와 옆에 있는 골목길 사이로 들어가면 고깃집 이름으로는 생경한 ‘고릴라’라는 상호와 그림이 그려진 입간판이 나온다. 옛날 한식 느낌의 가옥을 식당으로 리모델링한 듯한데, 수수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주요 메뉴는 항정살을 얇게 저민 ‘모서리살’이다. 구워주는 판도 독특해서 공사장에서 보는 철근을 이어붙여 만든 석쇠에 올려 굽는다. 식사 메뉴인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도 인기가 많다. 고깃집 찌개답게 고기량 푸짐하고, 큰 대접에 밥을 줘서, 비벼먹을 수 있게 한 것도 소소한 재미이다. 모서리·가브리·삼겹살이 1만 3000원, 제주 흑돼지 목살은 1만 8000원이다.    서대문 족발  ‘돼지고기는 역시 족발이지!’라고 강추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한다. 서대문역 인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는 유명한 집이다. ‘냄새가 나지 않을 것, 양념에 감질맛이 있을 것, 양념이 너무 강하거나 뻔하여 고기맛을 가리지 않을 것’ 등 미묘하게 복잡한 균형을 잘 맞추고 있다. 고기를 썰어내는 두께도 딱 적당하여 멈추지 않고 먹게 된다. 곁 메뉴로 제공되는 수제비를 애정 하는 팬들도 많다. 서대문 경찰서 바로 옆에 있으며, 족발이 3만 3000원이며 쭈꾸미볶음과 홍어무침이 2만원이다. 녹두빈대떡 6000원으로 족발과 곁들여 먹기 좋다.    왕십리 전통 곱창  상호는 ‘왕십리’, ‘곱창’이지만 충정로에 있고, 막창이 더 유명하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모두가 맛있다. 위생과 다이어트를 우려하며 내장류를 꺼리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 고소한 유혹을 이겨내기란 어렵지 않은가. 2호선 충정로역 2번 출구에서 나와 골목으로 들어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소금양념 막창구이·순대곱창·야채곱창이 9000원, 알곱창·철판 두루치기 야채볶음이 1만원이다. 술국은 1인당 1만원이다.  장광호 명예기자(경찰청 범죄분석기획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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