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치안의 구성 이론2-2 : 정보와 증거 중심 경찰 행정

스마트치안 : '데이터와 기술, 어떻게 경찰을 똑똑하게 하는가' 라는 글을 써볼까 합니다. 최근 논의되는, '스마트 치안', '치안 데이터 분석', '과학기술과 경찰의 결합'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중 1-1-2 과학 기술의 변화입니다.(이 글은 저와 함께 근무하는 '홍세은', '박세연', '임운식'님이 도와주고 계십니다)

제목 : 스마트치안 : 데이터와 과학기술, 경찰을 똑똑하게 하다 1.1 이 글의 취지 목적, 필요성 1.1.1 사회 현상의 변화 1.1.2 과학 기술의 변화 1.2. 범위, 방법 : 이론과 기술 사례, 생각해볼 것들 2. 스마트 치안의 등장 2.1 의의, 배경, 2.2 이론적 배경 2.2.1 증거기반 행정 2.2.2 정보기반 경찰 활동 2.2.3 컴스탯 2.2.4 문제중심 경찰 활동 2.2.5 지역 사회 경찰활동 2.2.6깨진 유리창 이론 2.3 스마트 치안의 현재 2.3.1 미국의 spi 현황 2.3.2 영국, 일본, 중국의 경찰 과학 연구기관 범죄 데이터 분석을 통한 경찰 활동 3.1 범죄 데이터 분석의 이론 3.1.1 범죄 정보의 유형별 3.1.2 범죄정보의 활용 측면 3.1.3 최근 동향 3.2 범죄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사례 3.2.1 공간적 정보 분석 - 공간정보 분석, GIS 기술의 소개 - 컴스탯 - PRED POL - 우리나라 : 경찰 Geopros, clue, 생활안전 정보(재난연), 오픈넷?, 행정안전부 (다문화?) 3.2.2 사건 정보의 분석 - 미국 FBl - 뉴욕 경찰, Rtcc와 DAS - 팔랑크스, - i2, i3, 관계도 - 최근엔? 패턴? clue, 3.2.3 위험성 분석과의 결합 - 재범예측(영국) - LASER Program, ?? - 3.3 범죄 데이터 분석의 발달과 전망 -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4. 새로운 장비 기술의 적용 4.1. 카메라 - 지능형 CCTV - 웨어러블 카메라 4. 2 드론 4. 3 기타 4.3.1 자율주행차 4.3.2 장비 4.3.3 과학수사 4.3.4 사이버범죄 대응 5. 실제 범죄 문제 해결의 적용 5.1 강력범죄 5.2 성범죄 5.3 재산범죄 5.4 가정폭력 5.5 정신의학 5.6 경찰 조직 변화 5.5 기타 5.6 맺으며 6. 생각해볼 문제 6.1 기술과 반기술 6.2. 프라이버시와의 문제 6.3 경찰 조직 자체의 분제 6.3.1 기술 수용과 혁신 6.3.2 한국 경찰의 전환기 - 국가경찰체제, 수사구조, 법제의 문제  - 경찰 과학 기술 연구 체제와 발전 방향

2. 스마트 치안의 구성 이론

스마트 치안에는 그간 제시된 여러 경찰 이론들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가장 중심이 되는 두 가지 방향성은 첫째 ‘증거 기반 행정’이라는 행정 일반 이론에서 파생된 ①정보 기반 경찰 활동과 ②컴스탯 등이 있을 수 있고, 지역 사회와의 환류에 중점을 둔 ①문제 중심 경찰활동 ②지역 사회 경찰활동 ③깨진 유리창 이론 등이 있습니다. 각 이론들이 증거기반 행정 또는 지역사회와의 환류 어디에 더 중점을 두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점에 따라 달리 설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 중심 경찰활동은 지역 사회에서 정보를 환류하는 소통을 중시하지만, 또 한편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화하고 정보를 투입해 분석하는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각 이론의 전개와 서로의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우선 ‘증거기반행정’에서 파생한 정보 기반 경찰활동과 컴스탯입니다.

(1) 증거 기반 행정

런던경찰청 정보국의 책임자 스캇 윌슨은 2016년 런던경찰 정보국의 목표를 20:20:20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는 런던경찰의 한해 예산 중 5억파운드(우리돈 약 883억원)에 해당하는 20% 예산 절감, 20%의 범죄 감소, 신뢰도 20% 향상을 의미합니다. 런던 경찰의 정보국은 이를 위한 의사결정을 지원하겠다는 포부입니다. 이런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는 몇 가지가 더 있습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을 가보면, ‘5분 내 보안서비스를 대기한 비율’을 측정해서 고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듯 영국 경찰은 ‘증거 기반의 행정’이라는 전통 위에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림 2-2)

<그림 2-2. 히드로 공항에 설치된 전광판>

증거기반 행정은 과학적·합리적 과정을 거쳐 정책을 생각하고 성과 측정에도 다시 증거를 반영하여 환류하는 정책적 흐름입니다. 2000년대 영국의 신노동당정부는 증거기반 정책(evidence-based policy)을 강조하면서, 증거 자료에 근거한 계획과 평가 가능한 효과를 들어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경찰에서도 정책의 결정과 일선 경찰 활동에 패러다임의 전환에 가까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경찰의 성과 평가는 범죄의 감소나 시민이 느끼는 체감 안전도를 기준으로 효과가 있는지를 주된 방법으로 삼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경찰력의 투입, 산출(例-순찰횟수, 범인검거, 범죄 발생)등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평가와 자원 배정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보적 관점에서 치안정책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합니다. 이러한 증거 중심 행정의 기반 위에, 경찰의 많은 활동 방식이 바뀌는데 영향을 끼쳤고, 큰 줄기가 지금은 스마트 치안이 이론적으로 성립되는데 한 축이 되었습니다.

경찰의 증거 기반 행정도 범죄 통계 등에 의해 입안하고 성과 도구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도입되었습니다. 그 방식은 ①범죄 빈발지(핫스팟) 경찰활동, ②문제 지향 지역사회 경찰 활동 등이 있습니다. 또 경찰이 다루는 정보에 집중하여 ③정보 기반 경찰 활동으로 발전했습니다.

(2) 정보 기반 경찰 활동(Intelligence Led policing)

앞서 언급한 런던 경찰 정보국은 범죄 조직에 대응하기 위해 체계적인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런던경찰이 파악하고 있는 18개 범죄조직에 대해 주요 범죄 유형(인신매매, 마약유통, 무기 밀매 등)에 대해 각 조직의 구성원들이 범죄를 저지를때마다 이를 기록해서 종합해두는 것입니다(그림2-3). 

<그림 2-3. 영국 경찰의 조직범죄 평가 표(예시)>

이 과정을 통해 런던 경찰은 런던의 범죄조직이 각각 조직 규모가 얼마나 큰지, 얼마나 빈번하게 범죄를 저지르는지, 얼마나 위험한 범죄를 저지르는지를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림 2-4) 

<그림 2-4 런던경찰의 조직범죄 평가 표(원의 크기: 조직의 크기 / 가로축:범죄의 빈도 / 세로축 : 범죄의 위험성>

이런 분석과정을 통해 런던 경찰은 한정된 경찰의 인력과 예산을 어느 범죄조직을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집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실제 소개한 사례가 있습니다. 런던경찰이 파악한 범죄조직 중 에 따르면 활동 빈도는 낮지만, 인신매매라는 가장 위험성이 높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집단이 있었습니다. 이 집단에 대해 가장 우선적으로 처벌하거나 추가 정보를 수집했지만, 의심은 충분하지만, 인신매매 혐의를 명확하게 입증할 증거를 충분히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유럽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 런던의 특성상, 계속 인신매매의 의심이 강하게 드는 이 조직을 계속 방치할 수는 없었습니다. 런던경찰 정보국은 방법을 우회하여 이 조직이 마약을 거래하고 있는 증거를 충분히 수집한 후, 이 수사 결과를 활용해서, 조직의 핵심인물들을 영국에서 강제 출국시키는 방식으로 사실상 인신 매매 범죄를 제압했습니다.

이런 사례로 설명할 수 있는 ‘정보 기반 경찰 활동(Intelligence Led Policing, 이하 ILP)은 정보 수집과 분석 배포를 중심으로 정확하고 유용한 정보를 기반으로 경찰 전략과 활동 전술을 수립하는 활동입니다. ILP에 대해 제리 래클리프는 “증거에 기초한 효과적 경찰활동 전략과 외부 협력을 통한 범죄 예방을 촉진시키는 객관적 의사결정 도구로서 범죄 정보 분석 적용”, “범죄 정보들을 분석 모델과 관리 철학을 통해 특정 문제나 범죄자에 초점을 맞춰 효율적 관리 및 운용 전략을 세울 수 있게 하는 틀”이라고 설명합니다.

ILP의 용어는 90년대初 영국 KENT경찰청에서, 개별 사건을 대응하는데 있어 장기간의 범죄에 대한 패턴을 측정하여 대응하면서 범죄를 감소시키는 성과를 입증하면서, 개념이 정립되었습니다. 1990년대 영국의 KENT경찰청에서 시작한 정보 주도 경찰활동은 현재 영국은 물론 미국, 유럽, 캐나다, 호주 등 주요 국가 경찰의 지향점으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9.11 이후 정보역량을 강화하고자 KENT 모델을 지역사회의 모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ILP의 개념을 약술하면 ①범죄에 대한 정보를 모아 범죄예방 정책 정책에 반영하고 ②검거 등 작전에 활용하며 ③지역사회와 정보를 공유, 자원 배분과 의사결정을 협업(치안 거버넌스라고 칭하기도 한다)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그림 2-5)

<그림 2-5 : ILP 모델 개념도>

이 활동은 필연적으로 경찰 및 법집행기관, 넓게는 민간 및 사회공동체 등 다양한 주체사이에서 정보를 유통하고 분석하며 제공하는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위 그림은 ILP의 관계도를 표현한 것입니다. 범죄 환경을 정보로서 분석하여 의사결정자에게 제공함으로서 범죄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이 핵심입니다. 의사결정자와 범죄분석, 범죄 환경 사이에서 정보를 기반으로 서로 영향(influece), 해석(interpret), 충격(impact)하는 것을 ILP의 3I 모델이라고 합니다. 즉 ILP는 지역의 경찰과 교류하는 다양한 공공·민간기관과 시민들이 일종의 ’범죄 환경‘으로서 교류해야 하고, 이 과정을 통해 범죄에 대한 정보를 수집-평가-활용-환류합니다. 단순히 정보 입수를 통해 순찰배치나 수사정보 획득이라는 개별 사건 차원을 넘어서, 통계 분석을 통한 정책 입안과 발생 범죄 추세 분석을 통한 예방은 물론, 상세한 범죄 정보 분석(연령, 동기, 재범율, 주된 발생지역, 피해자 분석)을 통해, 다른 행정 기관(주로 지방정부 등)의 정책에 반영하게끔 활용됩니다.

또 정보의 축적·분석을 통해 경찰의 의사 결정(자원 배분 / 투입 우선순위 결정 등)을 하는 근거가 되고 있습니다. 정보 중심 경찰 활동이 확산되면서, 지방 자치 경찰 내부에서, 지방 자치 경찰 상호간으로 넒어지고, 점차 지방 경찰 과 중앙정부 간, 그리고 중앙 정부 내, 지방 자치 경찰과 중앙정부와 민간 연구 까지 넓어지고 있습니다.

즉, ILP는 경찰을 비롯한 공공 영역의 정보와 사적영역의 정보를 통합하여 범죄와 무질서, 특히 테러에 대한 대응을 하고자 계획과 방향을 제시하고 환류하는 것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러한 착안점은 스마트 치안의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스마트 치안의 요소 중 본 연구에서 집중적으로 살피고자 하는 ‘범죄 분석’에서 더 살펴보겠습니다.

(2) 컴스텟(Compstat)

미국 로스앤절레스 경찰은 차량절도, 차털이 등 주요 재산 범죄에 초점을 맞춘 범죄 예측 프로그램인 ‘프레드 폴(Pred-pol)’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프레드폴은 기존 컴스텟 시스템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어디서 그리고 언제 추가적인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지 예측하여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자 운영하는 정보시스템입니다. 로스앤젤러스 경찰은 프레드 폴 시스템을 경찰력을 배치하는 기준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실제로 로스앤절레스 4개 권역의 경찰서장 등 관리자들은 현장 경찰관들로 하여금 프레드폴 분석에서 재산 범죄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 장소를 순찰하도록 지시하며, 경찰관이 예측된 범죄 장소에 실제로 얼마나 방문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찰관의 일일보고나 순찰차의 GPS를 활용합니다. 실제 현지에서 만난 경찰관들은 ‘사실 거기에서 차량 털이 범죄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경찰관들은 체감하고 있어서 아주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다만, 그만큼 위험해서 순찰을 꺼려하기도 한다. 프레드폴의 분석을 통해 순찰을 강하게 지시하고 점검할 수 있는 근거가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위 사례는 미국 뉴욕시에서 채택한 ‘컴퓨터로 전파되는 범죄 통계를 활용한 경찰 활동’이라는 컴스탯(compstat, 이하 컴스탯)이 현재 미국 전역에서 어떤 지점까지 와 있는지 기술과 경찰 운영 측면에서 소개하는 사례입니다.. 컴스탯은 단순히 ‘경찰활동에 컴퓨터를 도입했다’는 정도의 용어가 아니라, 그 자체로 경찰 운영 전략이 되어버린 이론적 위상을 획득했습니다. 즉 컴스탯에 대한 현재 경찰학에서의 이론적 정의는 ‘정보 기술과 활동 전략, 경영의 책임성을 기반으로 경찰을 활동하게끔 하는 목표 지향적 전략’입니다. 컴스탯은 주기적으로 지역별 범죄통계를 취합하여 이를 컴퓨터로 분석하고 전파하여, 실제 경찰활동에 반영하게 하고 그 결과를 환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신속하고 정확한 분석, 적절한 차원의 대응, 효과적인 기술적 전략, 가차없는 평가와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서 이러 도시 경찰의 조직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이런 분석과 활용, 환류 과정은 기술을 통한 경찰 운영을 변화시킨 전형적인 예시입니다. 어쩌면 ‘스마트 치안’의 초창기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통해 경찰 전략을 과학적으로 발전시키는 관점에서 스마트치안의 기반이 된 두가지 이론과 관련된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다음은 지역 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시키는 ‘지역사회 경찰활동’, ‘깨진 유리창 이론’, 그리고 양자의 연결 역할을 해주는 ‘문제해결 경찰활동’ 이론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