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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맘마미아2-잘 만들어진 동화를 통해 받는 감동은 어떤 원리로 촉발하는가?

미리해치 2018. 8. 16. 11:02

맘마미아2를 봤다. 좋았다. 전편보다 좋았다. 

전편은 뮤지컬로 워낙 줄거리를 잘 알고 있었지만, 속편은 이야기에 대한 신선함이 있어서 더 재밌었다.

게다가 제작팀이 뮤지컬 영화를 만드는 기술이 더 좋아지지 않았나 생각도 든다. 

음악, 장면의 아름다움, 인물의 연기, 다 좋았다.


이야기 자체에 대한 소감은 '성인을 위한, 잘 만들어진 동화'다.

전편에는 아빠가 3명이라는 극적 상황과 딸의 성장기였다면, 이번 이야기는 세상을 떠난 엄마 '도나'의 인생을 다시 반추하면서 애도하고 있다.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려고 하는 엄마의 용기, 엄마와 딸의 유대를 보여준다
엄마의 친구들은 평생을 가진 '인생의 동지'의 힘과 연대를 보여준다. 
아빠는 3명이고, 이 남자들도 질투없이 동료애로 맺어져 있다.

이런 관계와 인생이 그늘없이 밝고 유쾌하게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인생이 이런 색채으로 그리기 거의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아바의 노래와 그리스의 풍광은 그걸 가능하게 한다.


사람의 마음이 감동받는 지점은 어디인가?

이런 점이 생각해보면 '우리의 마음에 감동을 만드는 장치는 무엇인가'라는 지점에 생각을 미친다
그리고 그 지점이 '뮤지컬 영화'와 '뮤지컬'의 흥망와도 같이 생각하게 된다.

뮤지컬은 눈앞에서 보여주는 배우의 연기와 노래를 통해 '현장감'으로 감동을 준다.  반면 '뮤지컬 영화는 그런 현장성 대신에 뛰어난 연기력의 배우, 아름다운 풍광, 대규모의 배우들'들로 그 차이를 메운다. 영화도 일종의 약한 '가상현실'이라고 한다면, 최근 영화의 표현력은 그 차이점을 극복할만한 음향과 화질의 기술력으로 간격을 메꿔가고 있다.

한편, 콘텐츠 자체가 주는 감동은 우리 마음의 어느 지점을 작동하게 하는 걸까?  아바의 노래는 나온지 3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강한 울림을 가진다. 맘마마이의 스토리는 너무 뻔하다면서도 몰입하게 해준다.  통속적이다, 대중적이다, 뻔하다는 말은 그 지점이 인간의 마음을 만지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며, 그것을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는 균형으로 감정선에 올라선다.

이제 그런 감동을 주는 포인트, 방법, 음색, 화질, 색감에 대해 문화콘텐츠의 제작팀은 정밀하게 계산할 것이다.  '어떤 시점에 어떤 노래에, 어떤 장면에 사람들이 몰입하고, 자극받는가?' 우리의 마음은 아마 그런 실험의 대상이 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분해되고, 분석되며, 자극받는 지점마다 작동하는 것이 우리가 감동을 받는 원리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왜 아바의 노래가 30년 넘게 사랑받는가? 왜 맘마미아의 어른 동화가 사람을 뭉클하게 만드는가? 
인간의 감동에는 아직 다 분해되지 않는, 그리고 분해되어서는 안되는 인간다움이 있다.

기술 발전이 인간의 삶을 위협할지 모르는 이 시대에, 그런 인간다움을 '안드로이즘'이라고 정의하여 우리가 최종적으로 지켜야 할 최종 가치라고 말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런 감동을, 감탄을 자주 불러일으키는 마음이 좋은 생활이다. 그런 일상의 기쁨을 자주 받는 삶이 '도나'가 선택한 '섬의 삶'이었다.

이 영화에도 그런 대사가 있지 않는가? 

"이 섬에서는 뭐든지 갑자기 이뤄지지요. 그것이 행복의 비결입니다. 생각이 너무 많은 건 좋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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