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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개척자, 장건) 과정과 우연의 성취 본문

읽고 보며 느낀 점

(실크로드 개척자, 장건) 과정과 우연의 성취

미리해치 2017. 3. 14. 19:08

이번 주 '지대넓얕'에서는 영화 <리버로드>가 소개되었다.


그 영화 얘기도 좋았다.  실크로드 한쪽 어귀에서 사는 두 어린 형제가 500킬로미터의 사막길을 건너 부모님께 찾아가는 여행.


그런데, 영화 소개와 함께 '실크로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실크로드를 개척한 사람, 장건'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실크로드의 개척자 장건

위키백과, 네이버 캐스트의 내용, 나무위키의 내용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기원전 139년, 한무제는 흉노를 견제하고자 흉노와 원한 관계가 있는 '월지'와 동맹을 맺기로 한다.

그러나 '월지'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건'을 책임자로 임명하여 찾아나서게 한다.

(장건의 초상화)

'장건'은 '월지'를 찾아가다가, 흉노에 잡혀 10년동안 억류되었고, 흉노족 부인과 결혼하기도 했다.

그러나, 자신의 임무를 잊지 않았고, 흉노의 왕이 사망한 틈을 타, 흉노를 탈출해 결국 '월지'를 찾아냈다.

하지만, '월지'는 한나라와 동맹을 거절하였기에, 13년만에 한나라로 귀환한다.

그러나 장건이 이 과정에서 얻은 서역로에 대한 정보는 귀하게 인정받았고, 2차 동맹 대상국인 '오손'으로 파견가서 또 동맹을 시도한다.

장건 생전에는 '오손'과 동맹이 성사되지 못하지만, 서역 국가들과 유대관계가 점차 강해지면서, 한나라는 '흉노'에 우세한 입장에 설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교류가 강하게 되고, 한나라의 존재가 서역 국가들에 알려지면서, 공식적인 정치/외교/무역/문화의 소통이 중국-서역국가간 이뤄진다. 

그렇게 개통된 길이 실크로드이다. 



과정-우연을 통한 정보, 오랜 시간 쌓아올린 네트워크

즉, 장건은 한나라를 서역이라는 국제 무대에 데뷔시켰고, 실크로드를 연결시켜 지속가능한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다.

(13년에 걸친 장건의 여로)


한나라는 아시아에서의 '로마'에 해당한다.  '로마'가 서양의 거의 모든 역사로 이어지는 체제를 구축했다면 동양에서는 '한나라'가 그 역할을 했다.  후에 이어지는 중국의 모든 나라가 '한나라'시스템을 적용하고, 아시아 전역으로 전파했다.  한나라가 그렇게 오랜 시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은 건국 초기 국제 안보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불안한 시기를 극복하는 계기를 만든 사람 중 하나가 '장건'이다.

(한나라를 재조명한 김태권의 만화책 <한나라 이야기> 발간 주기가 띄엄 띄엄이어 아쉽;;)

중간에 장건은 흉노에 10년, 1년 두 차례 붙잡혔고, 10년간의 억류 때는 현지인과 결혼도 했으니, 자신의 임무를 포기해도 스스로 타협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편, 2차 파견 때는 '기일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직책을 잃기도 한다.  좌절을 겪었다고 할 수 있다.

또 1차, 2차 파견 모두 최초 목적했던 해당 국가와의 동맹을 이루지 못했다.  '실패했다'고 지탄받고 사라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한 원정 과정에서 많은 정보와 식견이 가치있게 사용되었다. 장시간의 교류가 이어지면서 결국 국제 동맹이 형성되었다.

  

척박한 환경에서 하나 하나 쌓아나가는 일을 하다보니


진정한 성취는 과정을 즐기고 우연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감히 위인과 비교할 수 없으나, 장건과 실크로드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삶의 태도나 방향성은 요새의 나에게 귀감이 된다. 

예전과 전혀 다른 업무를 하고 있고, 자원이 별로 없는 여건에서 일을 하다보니, 착찹할 때가 있다.

조직, 예산, 장비, 정보, 규정이 모두 미약해서, 이를 확보하고, 정비하는 일을 최우선하고 있는데, 여론이 꼭 우호적인 것만도 아니다.

'이게 되겠어?', '왜 되지도 않을 일에 피곤하게 여러 사람 괴롭혀?' '거봐 안될 거라 했지?"라는 얘길 유무언으로 듣기도 한다.


그런데, 그 과정을 통해 느낀 점은 '애초에 목표했던 결과물을 달성하지 못했더라도, 진행 과정에서 쌓여가는 경험이 바로 성공'이라는 점이다.  

또한 목표물을 원래 기대했던 형태대로 얻지 못했다 하더라도, 우연한 연결로 다른 무언가를 확보하는 일이 예상치 못하게 이뤄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수확은 '행동했기 때문에 이룬 것이고 움직였기 때문에 우연히라도 연결된 것'이다.


직장 생활 속에서 소소한 성숙이라고 스스로를 기특하다고 쓰다듬던 와중에, 그런 삶의 태도를 완성한 장건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이 이야기와 덧붙여 떠오른 시 구절로 마무리)


네가 평생을 바쳐 쌓아올린 것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고도,

낡은 연장을 들고 다시 세우려는 의지가 있다면

너는 비로소 어른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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